“정말 감금돼 작업하시나요?” 슼튜브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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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95회 작성일 21-02-1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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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의 화제가 된 주인공들이 선수단 밖에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인터뷰를 부탁하려고 했다. 그런데 잠깐 한눈을 팔자 이미 사라진 뒤였다. “어디에 있느냐”고 묻자 관계자들도 “어딘가에서 찍고 있겠죠”라고 시작부터 추적을 포기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어쩌면 SK의 제주 캠프에서 가장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있는 이들은,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가 아닌 ‘슼튜브’ 제작진일지도 모른다.


SK 구단 콘텐츠를 담당하는 ‘슼튜브’는 어느덧 SK 팬들의 자부심으로 자리했다. 알차고 기발한 콘텐츠는 물론, 그러면서도 무게감 있는 콘텐츠를 놓치지 않는다. 채널을 정주행하다보면 배꼽을 잡다가도 때로는 가슴이 뜨거워진다.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단한 핸들링이다. “지난해 저조한 성적에도 슼튜브 덕에 버텼다”는 팬들의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2017년까지는 전광판 콘텐츠와 병행했지만, 가능성을 본 SK는 2018년부터 온라인 전용 콘텐츠를 만들기로 결정한 게 지금까지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된 ‘슼튜브’는 2020년 아예 채널명을 바꿔 달았다. 팬들이 그렇게 부르니까 그렇게 썼단다. 네이밍부터가 팬 친화적이다. SK의 2021년 제주 전지훈련에서도 ‘슼튜브’의 활약상은 어김없이 빛난다. 팬들이 제주까지 찾아가기가 어려우니, ‘슼튜브’가 제주에서 캠프 현장을 거의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다. “일하러 와서 뭐가 그리 즐겁나” 싶을 정도로 제작진 사이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좋은 콘텐츠는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내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런 ‘슼튜브’에 대한 궁금증이 끊이지 않아 아예 팬들의 질문으로 그들의 실체를 조사해봤다. 프라이버시라나 뭐라나, 어쨌든 “이름 공개 금지”, “사진 촬영 금지” 등 까다로운 협상 끝에 ‘슼튜브’ 제작진이 기자와 마주 앉았다. 편의상 매니저와 PD1, PD2로 표현했다. “이걸 활자로 잘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터뷰 내내 넘치는 에너지가 좌중을 압도했다. 팬들이 물었다. ‘슼튜브’가 답했다.


Q) 보면 한분이 아닌 거 같던데 몇 분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역할 배분은 어떤지가 궁금합니다


매니저 : 총 3명이다. 매니저 한 명에 PD 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수 섭외와 발행은 구단에서 담당하고, 계획이 끝나면 PD들과 회의해서 콘텐츠를 구체적으로 계획한다. 그러면 PD들이 촬영과 편집을 담당해주신다.


Q) 굉장히 많은 촬영을 하셨는데 촬영이나 편집을 하면서 가장 재밌고 즐거웠던 편은 뭐였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영상에서는 편집 되었지만 말해주고 싶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듣고 싶어요


PD1 : ‘뜨겁게, 플레이볼’ 다큐멘터리 제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야구단에서 최초로 만든 다큐라 의미가 있었다. 코로나라는 이슈 속에서 많은 착오도 있었지만 선수와 구단의 적극적인 협조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구단, 선수, PD들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들었다.


PD2 : 시즌 중에 출퇴근길 찍을 때 항상 재밌게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 선수들이 더 살갑게 다가와주고, 카메라 앞에서 여러 이야기를 해줘서 나도 재밌게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PD1 : 작년 스프링캠프(베로비치) 때 투수들 사이에서 마피아 게임을 했던 콘텐츠가 있는데, 촬영이 끝나고도 선수들이 자기들끼리 한 시간을 더 하더라(ㅋㅋ)


매니저 : 콜업 택시라는 콘텐츠를 했었다. 첫 회가 모 선수를 강화에서 인천의 1군으로 데리고 오면서, 기분이나 여러 가지 토크를 나누는 콘셉트였는데… ‘말할 수 없는’ 사정으로 나가지는 못했다.


Q) 휴먼최정체는 어떻게 나오게 된 건가요ㅋ 실제로 있는 폰트인지 아니면 한땀씩 만드신 건가요?ㅋ


PD2 : 그게 원래 고종욱체(휴먼 종욱체)로 시작을 했다. 촬영을 하다보면 캐릭터가 강한 선수가 몇몇 있는데 선수들의 특성에 맞는 폰트를 지정하니 팬들이 좋아하시더라. 최정 선수도 똑같은 과정이었다. 어투가 천진하고 특색이 있어서 그 느낌에 맞는 폰트를 찾아서 적용을 시켰다. 따로 만든 폰트는 아니고, 원래 사용이 가능한 무료 폰트가 있다. (기자 : 폰트 이름이 무엇인가) 폰트 이름은 ‘영업 비밀’이다.


Q) 슼튜브 콘텐츠 아이디어는 주로 어떻게 얻는 편이신지, 혹시 제안을 받으실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매니저 : 제안 받는 게 너무 좋다. 사실 댓글 같은 것을 다 확인한다. 커뮤니티나 트위터 등에서도 모니터링하는 곳이 다 있다.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선수들이 직접 제안하기도 한다. 자기들끼리 서로 캐릭터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제보들을 많이 해준다. 그런 곳에서 착안하는 경우도 있다.


2018년 처음 시작할 때는 다른 채널도 보고, 유행하는 것을 차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2~3년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슼튜브’ 고유의 콘텐츠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 같다. 선수들 캐릭터가 너무 확고해져서, 이런 게 재밌겠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팬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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