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인 "날 외면한 울산, 후회하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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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70회 작성일 21-02-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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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이파크로 깜짝 이적한 박정인이 울산현대가 후회할 만한 공격수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박정인은 울산 U18 현대고를 거쳐 프로 무대로 직행했다. K리그 강팀 울산의 미래로 평가받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던 선수였다. 연령별 대표팀에도 꾸준히 선발됐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경기 시간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며 정체기가 찾아왔다.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주니오가 경쟁자일 정도로 선수단이 막강했다.


결국 성장을 위해 이적을 선택했다. 보통 유망주 선수라면 임대 이적이 고려되지만 박정인은 완전 이적을 했다. 박정인의 목표는 뚜렷하다. 본인을 외면한 울산이 후회할 정도로 좋은 공격수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2부 부산에서 반드시 승격을 이뤄 울산과 만나 득점하는 게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하다.


'풋볼리스트'와 만난 이정인의 표정은 비장함으로 가득했다. 이적을 결심하게 된 비화를 설명하며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각오를 망설임 없이 털어놨다.


- 아시아 최강으로 불리는 울산을 떠나 부산으로 이적했다. 두 지역이 가까운 게 적응하는데 도움이 됐나?


고등학교 졸업한 뒤 바로 울산에 입단했고 이번이 첫 이적이다. 새로 도전한다는 의미로 큰 결정을 내린 것 같다. 아주 만족스럽다. 여행 목적으로 부산에 많이 놀러왔기 때문에 익숙한 도시이기도 하다. 강민수 형 등 울산 시절 함께 뛴 형들도 있어 적응을 빠르게 했다. 처음 왔을 때부터 클럽하우스를 소개해주시는 등 이것저것 가르쳐주셨다. 다른 형들도 먼저 다가와주셨다.


- 부산으로 이적하게 된 배경에는 페레즈 감독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고 들었다. 박정인 선수에게 특별히 주문하는 게 있나?


자가격리하고 있을 때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 감독님께서 직접 선택해주신 거라 영광스러웠다. 현재 원톱을 보고 있는데 공격 라인에서 수비 배후 공간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자주 말씀하신다. 전방에서 강한 압박도 주문하신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울산 때부터 내 장점이 침투였다. 그래서 팀 내 적응이 더 수월한 것 같다.


- 성장을 위해 부산으로 이적했다는 생각이 든다. 울산에선 형들에게 밀려 경기 시간을 충분히 부여받지 못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진 항상 자신감으로 가득찼다. 연령별 대표팀에도 자주 선발됐기 때문에 프로 무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막상 뛰어보니 많이 다르더라. 특히 경기 템포를 따라가는 게 힘들었고, 피지컬적으로도 훨씬 강했다. 프로 데뷔전을 치르기 전 R리그를 많이 뛰었는데, 프로가 R리그보다 10배는 더 힘들었다. 대학팀과도 많이 달랐다. 중요하게 여기지 않던 웨이트와 함께 줄넘기를 많이 했다. 밥도 많이 먹었다. 울산의 어린 선수들은 새벽 운동, 단체 운동, 오후 웨이트까지 모두 소화해야 됐다. 하루에 3번 훈련을 하면서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 경기에 중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만큼의 성장은 이뤄내지 못했던 것 같다. 분명히 아주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실력을 인정받았는데.


2년 동안 프로에 있었는데 뭐가 문제여서 경기를 못 뛰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제부터 보여드리면 된다. 걱정 안 된다. 울산이 나를 외면했던 것을 후회하게 만들고 싶다. 보여드리겠다. (리그가 달라 맞대결 성사는 쉽지 않다.) 꼭 만나고 싶다. 그래서 처음에는 1부로 이적을 생각했다. 하지만 페레즈 감독님의 적극적인 모습 때문에 부산을 선택했다.


- 지난해 리그 21라운드 전북전에서 깜짝 선발 출전했으나 전반 27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 시즌 통틀어 가장 아쉬웠던 경기였을 것 같다. 더 뛰었다면 뭔가 보여줄 수도 있었다고 생각했을 텐데.


솔직히 그때 내 플레이가 나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님이 선택한 거고 따를 수밖에 없다. 주어진 시간 동안 내 할 일은 해냈다고 생각한다. 누가 비난하더라도 동요하지 않고 앞만 보고 걸어가겠다. 당시 1분 만에 실점했고 주니오가 벤치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어린 내가 교체를 당한 것 같다. 울산 패턴이 그랬다. 어린 선수들이 앞에서 열심히 뛰어주다가 주니오와 교체되는 방식. 상대 수비 체력을 빼고 압박 많이 하다가 나오는 게 어린 선수들의 역할이었다. 2년 동안 그것만 하다가 끝났다. 성장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서 이적을 결심했다. 어린 선수들을 정말 키울 의지가 있었다면 다른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했을 텐데. 울산에 실망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 그래도 시즌 막바지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데뷔골도 넣었다. 그럼에도 울산에서 자리가 없다고 판단했나?


그 한 골을 위해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데뷔골을 넣게 돼 정말 기뻤는데 자리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했다. 울산은 원톱으로 용병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 언젠가 울산과 만난다면 꼭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것 같다. 울산 유스 출신인데 득점하게 되면 세리머니를 할 계획인가?


나를 사랑해주셨던 울산 팬분들께는 여전히 감사한 마음 가지고 있다. 팬분들을 봐서라도 세리머니는 하고 싶지 않다. 마음 같아선 시원하게 무릎 슬라이딩 한 번 하고 싶지만.


- 칼을 갈고 있다는 느낌이다. 부산에는 공격수 안병준이 있다. 경쟁 체제인가? 아니면 함께 뛰게 되나?


아직 결정된 게 없다.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에 경쟁자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누가 뛰든 부산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팀의 목표를 이루는 게 첫 번째다. 무조건 승격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이곳에 왔다. 울산과 맞붙고 싶다.


- 부산 팬들이 박정인 선수를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런 큰 구단에 들어와서 영광스럽다. 개막이 기다려진다. 경기장에서 만나 뵐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함께 승리를 즐기고 싶다. 응원에 부응하기 위해 동료들과 최선을 다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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