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로 호주 리그를 뛸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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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25회 작성일 20-11-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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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2라운드로 롯데에 지명된 허일(28)은 올해 방출의 쓰라린 운명을 마주했다. 지난 25일 발표된 방출 명단 6명에 포함이 됐다.


통산 142경기 타율 2할3푼1리(251타수 58안타) 2홈런 23타점 20득점의 기록을 남겼다. 2019시즌 71경기에서 타율 2할5푼5리(149타수 38안타) 1홈런 17타점 14득점의 성적으로 뒤늦게 가능성을 꽃피우는 듯 했지만 올해 60경기 타율 1할7푼9리의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결국 롯데에서 허일의 자리는 없었다.


그러나 허일은 아직 현역 연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아직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 야구에 대한 의지, 도전에 대한 열망은 남다르다. 지난 28일 연락이 닿은 허일은 벌써 그라운드를 떠나기에는 아쉬움이 짙은 듯 했다. 


그는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가 연락을 받았다. 운영팀장님의 전화를 받았는데 ‘방출인가’라는 느낌이 오더라. 실감은 잘 안나더라”고 방출 통보를 받았을 당시를 되돌아봤다. 


2019년 시즌, 그토록 꿈꾸었던 사직구장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는 듯 했다. 2019년 4월20일 사직 KT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사직의 만원관중 앞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는 상상을 많이 했다. 그런 순간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는 꿈을 현실로 만들기도 했다. 그는 “2019년에 클러치 상황에서 대타로 나설 때 압박감보다는 기분이 좋다. 가진 것도 없고 보여준 것이 없는 선수니까 못 쳐도 본전이라는 생각이었다. 그저 나에게도 클러치 상황이 온다는 것 자체가 결과를 떠나서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환희가 오래 이어지지는 않았다. 올해는 1군 엔트리에 끝까지 잔류했지만 끝내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허일은 “지난해 제 나름대로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했고 올해 자신감이 있었다. 호주 리그에서 나름대로 잘 준비했고 분명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결과로 보면 분명 할 말이 없다. 팀 상황 때문에 기회를 받지 못하다보니 조바심이 생긴 것 같다. 자신감은 있었는데 욕심이 많이 난 것 같다. 그래서 더 아쉬움이 큰 것 같고 더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2021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던 찰나에 받은 방출 통보. 사직에서 운동을 착실하게 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그러나 야구에 대한 욕심과 의지로 다른 돌파구를 찾았다. 지난해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서 뛰면서 인연을 맺은 관계자들을 통해 현재 호주리그 입단을 타진하고 있다. “질롱코리아와 뉴질랜드 팀이 참가하지 않지만 호주 팀들을 대상으로 알아보고 있다”는 그의 말. 


그러나 팀을 찾더라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2주 격리에 들어가는 체재비가 상당하다. 숙소와 수당은 있지만 격리 비용을 지원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허일의 의지는 단호하다. 그는 “호주리그가 정말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어차피 운동을 해야 한다. 올해 1군에서 90타석 정도밖에 들어가지 못했으니 경기를 뛸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비를 털어서라도 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때문에 비행기 값도 많이 비싸졌다. 하지만 나에게는 돈이 중요하지 않다. 마흔이 되면 야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돈 때문에 못하는 것보다는 돈이나 방법 따지지 않고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에 변함이 없고 계속 도전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호주리그 입단이 무산되더라도 허일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들의 연락을 기다리면서 꾸준히 개인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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